오늘부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대한 글을 적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글부터 띄어쓰기 끝판왕인 한번을 주제로 쓰는 게 맞는 걸까?)
틀린 정보가 있다면 언제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번'은 띄어 써야 할 때가 있고 붙여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일단 붙여 쓰는 '한번'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봅시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View.do?word_no=508814&searchKeywordTo=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어휘, 구성단위, 고유어 여부, 원어, 어원, 주표제어, 부표제어, 발음, 활용, 검색용 이형태, 품사, 공통 문형, 의미 문형, 공통 문법, 의미 문법, 뜻풀이, 용례, 범주, 전문 분야, 속담, 관용구, 대역
stdict.korean.go.kr
[Ⅰ] 「명사」
((주로 ‘한번은’ 꼴로 쓰여)) 지난 어느 때나 기회.
한번은 그런 일도 있었지.
언젠가 한번은 길에서 그 사람과 우연히 마주친 일이 있었어.
한번은 네거리에서 큰 사고를 낼 뻔했다.
[Ⅱ] 「부사」
「1」 ((주로 ‘-어 보다’ 구성과 함께 쓰여))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
한번 해 보다.
한번 먹어 보다.
제가 일단 한번 해 보겠습니다.
「2」 기회 있는 어떤 때에.
우리 집에 한번 놀러 오세요.
시간 날 때 낚시나 한번 갑시다.
언제 한번 찾아가 뵙고 싶습니다.
「3」 ((명사 바로 뒤에 쓰여))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춤 한번 잘 춘다.
공 한번 잘 찬다.
너, 말 한번 잘했다.
「4」 일단 한 차례.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
한번 먹으면 멈출 수 없는 맛이다.
이해가 되신다면 당신은 천재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한번' 항목 아래에 띄어 쓰는 '한 번'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습니다.
‘번’이 차례나 일의 횟수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한 번’, ‘두 번’, ‘세 번’과 같이 띄어 쓴다.
‘한번’을 ‘두 번’, ‘세 번’으로 바꾸어 뜻이 통하면 ‘한 번’으로 띄어 쓰고 그렇지 않으면 ‘한번’으로 붙여 쓴다.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지 못한다.”라는 문장에서 ‘한번’을 ‘두 번’으로 바꾸면 말이 통하지 않으므로 ‘한번’을 붙여 쓰지만,
“한 번 실패하더라도 두 번, 세 번 다시 도전하자.”라는 문장에서 ‘한 번’은 ‘두 번’으로 바꾸어도 뜻이 통하므로 ‘한 번’으로 띄어 쓴다.
'한 번'으로 띄어 쓸 때는 차례를 나타낼 때 띄어 써야 합니다.
저 위에서는 '두 번'이나 '세 번'으로 바꾸어서 뜻이 통하면 띄어 쓰고, 안 통하면 붙여 쓰라고 하는데요,
묘하게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번만 봐줘!
↑ '두 번만 봐줘!'여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 '두 번도 해본 적 없어'… 이상한데? 하지만 띄어 써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100%는 아니더라도, 80%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한번은'을 제외한 모든 경우에서 '한번' 뒤에 무언가가 붙으면 띄어 쓴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그 이외에는 다 붙여 쓰세요. 그냥 이렇게 외우는 게 맞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네.
'한번은'이라는 예외 케이스를 외우기 싫으면 그냥
'한번 뒤에 뭔가 붙으면 띄어 쓴다, 아니면 붙여 쓴다'고 외워도 상관없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즐기면서 살자.
각자 한 번씩 해 보자.
한 번에 성공하기는 어려워.
내 말을 한 번만 들었더라면…
한 번밖에 안 쓴 거예요.
'두 번'으로 바꾸어 생각해도 뜻이 통하죠?
이 규칙에다가 '두 번으로 바꾸어 생각해 보기'까지 더하면 조사가 안 붙는 '한번'도 구별하기 쉬워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로 붙여 쓰는 '한번'의 용법은
'어디 한번 해 볼까?' 같은 식인데요.
이건 '함'이나 '일단'으로 바꿔 보세요.
어디 함 해 볼까?
일단 해 볼까?
이런 경우는 붙여 쓰는 '한번'입니다.
그리고 또 많이 쓰는 용법이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인데요,
이것도 '일단'으로 바꿔 보면 쉽습니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일단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이 경우는 묘하게 바꿔 쓸 수 있는 것 같고… 순서를 세는 것 같아서 헷갈리지만
붙여 쓰는 용법입니다.
왜 띄어쓰기를 구분하는 데 다른 단어로 치환하는 과정이 필요한지 답답하지만,
그래도 일단 맞춰서 쓰면 신뢰도를 더할 수 있으니까요.
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 심화편
다시 한번
이건 띄어쓰기 간소화 때문에 무조건 붙여 씁니다.
'다시 한번'의 구성만입니다.
한 번 더
횟수를 세는 용법으로 쓰였기 때문에 띄어 쓰는 게 원칙이지만,
1음절 단어가 세 번 연속으로 쓰였을 때는 붙여 쓸 수 있기 때문에'한번 더'도 맞는 띄어쓰기입니다.
(의미 단위로만 붙여 쓸 수 있으므로 한 번더'는 안 됩니다)
무슨 유희왕 같죠?